38도 고열 속에서 넣은 역전 결승골, 그리고 그 신뢰를 발판 삼아 따낸 선발 자리까지. 2001년생 오현규가 2026 월드컵에서 써 내려간 짧지만 강렬한 서사를 두 장의 카드로 정리했다. 팀은 조별리그에서 멈췄지만, 그 안에서도 개인의 성장 서사만큼은 뚜렷했다.
1차전 체코전은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는 흐름이었다. 후반 67분 황인범이 동점골을 터뜨렸고, 그로부터 13분 뒤인 80분(후반 35분)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황인범의 크로스를 왼발로 밀어 넣으며 2-1 역전승을 완성했다. 38도에 육박하는 고열 속에서 나온 결승골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장면이었다.
고열을 뚫고 넣은 역전골 하나가, 벤치 멤버를 다음 경기 선발로 밀어 올렸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후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2차전 개최국 멕시코에 0-1로 패하며 조 1위 자리를 사실상 내줬고, 3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도 0-1로 무릎을 꿇으며 최종 A조 3위(1승 2패)로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특히 3차전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주장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 2014년 브라질 대회 데뷔 이후 4개 대회 12경기 연속 선발 출전 기록을 이어오던 손흥민이 이날 처음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것이다. 오현규는 바로 이 경기에 선발로 나서며 체코전에서 쌓은 신뢰를 그대로 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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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팀은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오현규 개인에게는 벤치 멤버에서 확실한 옵션으로 발돋움한 대회였다. 2001년생, 다음 사이클을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로 그릴 수 있는 자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손흥민 이후 대표팀 공격을 이끌어야 할 다음 세대의 윤곽이, 이번 대회를 통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두 카드의 등급을 나눈 기준은 명확하다. 첫 번째 카드는 스코어보드를 직접 바꾼 결승골이라는 확실한 결과값을 남겼고, 두 번째 카드는 결과(득점)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감독의 신뢰를 얻어낸 과정 자체에 의미를 뒀다. 두 장 모두 ‘히어로’ 등급으로 같지만, 카드에 담긴 서사의 성격은 이렇게 다르다. 결과로 증명한 순간과, 신뢰로 증명한 순간 — 서로 다른 두 가지 방식의 성장이 한 대회 안에 모두 담긴 셈이다.
체코전 결승골부터 남아공전 선발 출전까지, 이 두 장의 카드는 짧은 대회 기간 동안 한 선수의 입지가 어떻게 극적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카드에 담긴 경기 기록은 네이트 스포츠의 보도를 바탕으로 구성했다.
- 오현규 월드컵 데뷔골, 체코전 2-1 역전승 — 네이트 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