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상식 2편 — VAR이 뭔가요, 경기가 왜 갑자기 멈추나요

분명히 골이 들어갔는데 선수들이 자축을 멈춘다. 심판이 갑자기 귀에 손을 대고 무언가를 듣더니 화면 앞으로 뛰어간다. 경기 전체를 순간 통째로 세워버리는 그 절차, 바로 VAR이다.

심판이 VAR 화면을 확인하는 장면을 상징하는 이미지
경기장 옆 모니터로 판정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 VAR

VAR은 심판이 한 명 더 있는 것과 비슷하다

VAR은 ‘비디오 보조 심판(Video Assistant Referee)’을 줄인 말이다. 경기장 안 주심 한 명 혼자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다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경기장 밖 별도의 모니터실에서 여러 대의 카메라 화면을 지켜보는 심판진이 따로 있다. 이들은 주심의 판정에 명백하고 뚜렷한 오심이 있었다고 판단될 때만 무전으로 개입한다. 그래서 VAR은 모든 판정에 관여하는 게 아니라, 정말 결정적인 몇 가지 상황에서만 등장한다.

📌 VAR이 개입하는 상황은 크게 네 가지로 정해져 있다 — 골 여부(오프사이드 포함), 페널티킥 여부, 퇴장(레드카드) 여부, 그리고 카드를 잘못된 선수에게 준 사람 착오. 이 네 가지 외의 상황에는 원칙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골 여부
오프사이드 포함
🎯
페널티킥 여부
파울 인정 여부
🟥
퇴장 여부
레드카드 판정
🔄
사람 착오
카드를 잘못 준 경우

VAR이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은 이 네 가지뿐이다

경기가 멈추는 두 가지 방식

VAR이 개입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첫째는 VAR 심판진이 화면을 보고 판단해서 주심에게 무전으로 곧바로 알려주는 ‘자동 통보’ 방식이다. 오프사이드처럼 명확하게 선 하나로 갈리는 상황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는 주심이 직접 경기장 옆 모니터로 걸어가 리플레이를 다시 보고 스스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온필드 리뷰’ 방식이다. 파울의 강도나 고의성처럼 사람의 판단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주로 이 방식을 쓴다. 중계에서 심판이 네모난 화면 모양을 손으로 그리는 동작이 바로 이 온필드 리뷰를 시작한다는 신호다.

중요한 원칙 하나는, VAR이 있다고 해서 주심의 권한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최종 결정은 언제나 오직 주심 한 사람의 몫이다. VAR은 오심이 확실해 보일 때 “다시 한번 확인해보라”고 권유하는 역할일 뿐, 판정 자체를 대신 내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리플레이를 보고도 주심이 원래 판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

그럼 왜 이렇게 욕을 먹을까

VAR이 도입된 이유는 명확하다. 육안으로 놓치기 쉬운 결정적 오심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런데 정작 팬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만만치 않다. 판정을 기다리는 동안 골을 넣고도 몇 분씩 마음 놓고 기뻐하지 못하는 어색한 정적이 생기고, 앞선 1편에서 다룬 오프사이드처럼 몸의 아주 일부 차이로 골이 취소되는 장면은 경기의 흐름과 감정을 뚝 끊어놓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그럼에도 큰 오심 하나가 승부 전체를 뒤집는 것보다는 낫다는 의견이 여전히 우세해서, VAR은 이제 대부분의 주요 대회에서 표준 절차로 자리 잡았다.

월드컵부터 K리그까지, 이제는 표준

VAR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도입되며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같은 유럽 주요 리그는 물론 K리그에서도 순차적으로 도입되며, 이제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그냥 당연한 절차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대회나 리그마다 세부 운영 방식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명백한 오심만 골라서 다시 확인한다’는 원칙 자체는 어디서나 동일하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처럼 사람이 판단하기 전에 카메라와 센서가 먼저 위치 데이터를 계산해 심판을 보조하는 방식도 확산되고 있다. 판정 속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고, 그 위에 남는 논란의 여지를 최대한 줄이려는 시도인 셈이다. 결국 VAR이라는 절차 하나가 도입되면서, 축구는 예전보다 훨씬 더 ‘사람의 눈’과 ‘기계의 정밀함’을 함께 쓰는 스포츠로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 셈이다.

참고 자료


축구 상식 1편
오프사이드, 초보가 제일 먼저 막히는 그 규칙
VAR이 자주 다시 확인하는 그 판정, 오프사이드부터 짚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