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그라운드 밖에서 조용히 팀을 설계해온 남자가 결국 떠났다. 리버풀의 축구 부문 수장 마이클 에드워즈가 계약 기간을 1년이나 남겨두고 전격 사퇴를 발표하며, 새 시즌 개막을 앞둔 안필드 전체에 뜻밖의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멀티클럽 구상 무산이 결정타
에드워즈는 리버풀에 결코 낯선 이름이 아니다. 2011년 토트넘에서 합류해 성과분석팀장부터 시작해 스포팅 디렉터까지 오르며, 클롭 감독 체제의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뒷받침한 핵심 인물로 평가받았던 인물이다. 2022년 한 차례 구단을 떠났지만, 클롭 감독의 전격 사퇴 이후 팀의 전환기를 이끌어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받고 2024년 새로 신설된 ‘축구 부문 최고경영자(CEO of Football)’ 직함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의 복귀 당시 핵심 목표 중 하나는 FSG 산하에 여러 클럽을 두는 멀티클럽 체제 구축이었고, 실제로 스페인의 말라가·헤타페, 프랑스의 보르도·툴루즈 등 여러 클럽이 실제 인수 후보로 구체적으로 검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이 결국 백지화되면서 에드워즈의 역할 범위 자체가 크게 좁아졌고, 이것이 그의 깊은 좌절과 이번 전격 사퇴로 고스란히 이어졌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지난 가을 이미 사퇴 의사를 구단 수뇌부에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 사임은 계약 기간을 1년이나 남긴 채 즉시 발효됐다. 정확히는 “리버풀이 미래를 위한 준비를 충분히 마쳤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떠나겠다는 뜻을 미리 전해뒀고, 그리고 그 시점이 결국 이번 2026년 여름으로 확정된 셈이다.
후임은 없다 — 마이크 고든이 직접 챙긴다
이 사안에서 더 눈에 띄는 대목은 후속 조치다. FSG는 에드워즈가 남긴 빈자리에 외부 인사를 새로 앉히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2022년 한 차례 일선에서 물러났던 FSG 회장 마이크 고든이 예산 승인을 포함한 축구 부문 실무를 직접 챙기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구단 운영의 핵심 축이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다시 오너 그룹의 직접 관리 체제로 돌아가는 셈이다. 고든 회장은 2010년 FSG의 리버풀 인수 초기부터 구단 운영에 깊이 관여해온 인물로, 2022년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4년 만에 다시 실무 전면에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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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에드워즈가 리버풀에 남긴 실질적인 기여도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가 설계한 축구 운영 시스템 아래 리버풀은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는 그의 두 차례 재임 기간을 통틀어 가장 뚜렷하고 확실한 성과로 꼽힌다. 2019-20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정작 본인이 가장 절실하게 그리고 싶었던 큰 그림, 즉 멀티클럽 제국 건설이라는 야심이 끝내 좌절되며 결국 팀을 떠나게 된 이 상황은, 현대 축구에서 스포츠 디렉터에게 주어진 권한과 구단주의 실제 의지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이번 사임과 관련된 상세 내용은 Sky Sports와 This Is Anfield의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 에드워즈, 리버풀 축구 부문 CEO직 사임 — Sky Sports
- 에드워즈 사퇴의 진짜 이유 — This Is Anfie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