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이 확정된 팀에 남아 재건을 함께할 것인가, 아니면 새 도전을 택할 것인가. 황희찬의 선택은 이미 정해진 듯하다. 울버햄튼이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떨어진 뒤에도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남고 싶다는 뜻을 명확히 밝힌 그를 두고, 풀럼과 라치오 등 여러 구단이 관심을 보이며 여름 이적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가능한 한 빨리 떠나고 싶다”
울버햄튼은 지난 시즌 리즈 유나이티드전 0-3 패배로 8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실패하며 챔피언십 강등이 확정됐다. 구단으로서는 뼈아픈 결과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황희찬은 강등 후 이어질 재건 과정에 함께할 뜻이 전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 측에 이미 전달했고, 최대한 빠른 이적을 원하고 있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풀럼·브렌트퍼드, 그리고 라치오까지
가장 적극적인 곳은 풀럼이다. 마르코 실바 감독이 황희찬의 성실한 활동량과 전술 이해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공격 라인 보강 차원에서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브렌트퍼드 역시 접촉설이 나오고 있고, 잉글랜드를 벗어난 곳에서는 세리에A의 라치오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세 구단 모두 황희찬이 다음 시즌에도 톱리그 무대를 떠나지 않을 수 있다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셈이다.
관건은 이적료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의 이적료로 1500만 유로(약 227억 원) 안팎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시장가치 평가는 최대 2000만 유로 수준까지도 거론된다. 다만 지난 시즌 성적 부진과 ‘전성기가 지났다’는 일부 평가가 맞물리면서, 실제 협상에서는 구단 희망가와 원매 구단들의 제시액 사이에 간극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강등팀 선수라는 처지 자체가 이적료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8년 만의 강등, 그리고 마르코 실바의 구애
울버햄튼의 이번 강등은 구단으로서도 뼈아프다.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이후 8시즌 가까이 유지해온 톱리그 잔류 기록이 한 번에 끊긴 것이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까지 잔류 경쟁을 벌였지만 리즈전 완패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챔피언십행이 확정되며 선수단 전체가 큰 폭의 개편을 앞두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황희찬처럼 시장성 있는 선수부터 먼저 팔려나가는 건 강등팀의 흔한 수순이기도 하다.
풀럼의 마르코 실바 감독이 특히 적극적인 이유도 여기서 짚어볼 만하다. 실바 감독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활동량으로 승부하는 유형의 선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황희찬의 스타일이 정확히 이 조건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브렌트퍼드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접촉설이 나오고 있어, 설령 풀럼과의 협상이 틀어지더라도 잔류 가능한 선택지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황희찬에게는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월드컵이 남긴 숙제
공교롭게도 이번 이적설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직후에 본격화됐다. 대회 기간 김민재와 함께 대표팀 핵심 자원으로 꼽혔던 황희찬이지만, 조별리그 탈락으로 대회를 마친 이후 자신의 다음 행선지를 두고 갈림길에 섰다. 강등이라는 팀 사정과 별개로, 대표팀에서 보여준 경쟁력이 새 구단 협상 테이블에서 어느 정도의 지렛대가 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여름 이적시장 마감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황희찬의 거취는 이르면 다음 몇 주 안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 기사는 네이트 스포츠와 The Hard Tackle의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 황희찬, EPL 런던 구단 2곳이 부른다…라치오도 러브콜 — 네이트 스포츠
- Fulham in transfer tussle to sign Hwang Hee-chan — The Hard Tackle